위의 사진은 새로 입사했던 Cadreon (현 Kinesso)이라고 하는 디지털 미디어 캠페인 대행사의 직원들과 재미있게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사진이다. 다들 나랑 너무 친했고 이제는 모두 각자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가끔 연락하는 친한 동료들이다. 호주 시드니의 많은 회사들은 연말이 되면 선박이나 배를 빌려서 직원들을 초대하고 시드니 하버브리지나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서 배를 띄어놓고 술도 마시며 바비큐 파티를 많이 한다. 호주의 크리스마스의 12월은 한국과는 다르게 여름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연말도 마무리할 겸 바닷가에서 파티를 주체하는 것이다. Reprise Media에서 1년 정도 일을 하면서 그룹사에 있는 다른 회사에 관심이 갔다. Repri..
나는 호주에서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미리 취업 합격을 받아 놓았던 IPG Mediabrands라는 글로벌 마케팅 대행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모든 게 정말 꿈만 같았다. 대학원을 다닐 당시 과연 내가 졸업하고 호주에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괜히 한국에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등등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내가 다행히도 대학원 졸업 전에 호주에서 정직원으로 취업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취업한 곳은 Reprise Media라는 회사로 고객사들의 소셜미디어 및 구글 검색 마케팅의 전략이나 디지털 캠페인 실행 대행을 해주는 곳이었다. 내가 맡은 직무는 Social Media Executive였다. 그 당시 회사에서 Executive는 한국으로 치면 사원과..
호주 대학원의 학생들은 크게 국제학생(외국인 학생)과 현지학생으로 나뉜다. 국제학생들 중에는 호주 이민을 생각하고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선택하는 전공도 졸업 후 바로 취업이 가능하거나 영주권을 따기 유리한 전공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내가 공부할 당시에 아시아계 국제학생들은 간호사나 회계사 또는 금융 쪽의 전공을 주로 공부했다. 하지만 나는 정말 내가 어떤 쪽에 관심이 있는지 생각해 봤고 영업 쪽에서 일했던 한국에서의 회사 경력을 살려서 전문성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생각해 낸 게 마케팅이었다. 마케팅은 영업처럼 실적 압박이 많지 않지만 영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다른 국제 학생들과 다..
두 번째 인턴쉽을 잘 마치고 나는 자신감이 생겼다. 먼 이국땅에서도 하면 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곧 나는 내가 간과한 게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첫 번째 인턴쉽은 무료 인턴쉽이었고 어떤 식으로 보면 자원봉사자와 같은 것이었다. 두 번째 인턴쉽도 대학원이랑 기업들이 협약을 맺은 인턴쉽 프로그램으로 학점 받기 위한 프로그램이라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여태껏 내가 경험한 마케팅 인턴쉽들은 내가 무료로 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일 자체가 어렵지 않았고 회사 직원들도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을 시키거나 싫은 소리를 안 했던 것이다. 호주에서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데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그 당시 나의 생각은 어느 나라에 여행만 가보고..
위의 사진은 내가 호주 Yahoo!7 (현재는 Yahoo! Australia)에서 인턴쉽을 마치고 Consumer Marketing 팀원들과 작별 점심식사를 하는 사진이다. 호주 회사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같이 일하는데 마케팅 팀 같은 경우는 부서 특성상 호주 현지인 또는 그나마 문화가 비슷한 영어권 국가인 영국 또는 뉴질랜드 사람들이 많이 일한다. 내가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할 때도 아시아계 국제 학생들은 그 당시 대부분 회계나 파이낸스 쪽으로 많이 집중되어 있었다. 위의 사진에 있는 팀원들도 모두 호주 현지 사람들이다. 이미 무급 인턴쉽을 했던 나는 유급 인턴쉽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급 인턴쉽을 알아보던 중 내가 다니던 맥쿼리 대학원에서 유명 기업들과 연계해서 인턴쉽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
우리 집은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도 부모님은 나와 내 여동생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기 위해 많은 빚을 지며 강남 8 학군(서초동)에서 우리들을 낳고 키우셨다. 서초동에는 정말 잘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부모님들처럼 무리해서 자식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강남 8 학군에서 자녀들을 키우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았다. 어쨌든 나는 항상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수많은 긍정적인 기회들에 노출될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졌고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봤으며 넉넉하지 못한 환경 때문에 집안의 장남으로써 일찍 철이 들어 해이해지거나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되었다. 첫 번째 인턴쉽은 안타깝게도 무급이었기 때문에 인턴쉽을 통해서 벌 수 있는 ..
나는 걱정이 많다. 이민은 왔지만 호주에서 뭘 해 먹고살아야 할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은 구할 수 있을지 걱정에 또 걱정을 했다. 그래서 대학원을 다니기 전부터 어떻게 하면 대학원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할 수 있을지 알아봤다. 계속해서 알아보니 호주는 현지 경험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졸업 후 마케팅 사무직에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던 나는 한국에서도 없었던 마케팅 관련 경험을 쌓는 게 시급했다. 어떻게 하면 호주에서 내가 마케팅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을까? 답은 인턴쉽이었다. 영업관리직이었지만 한국에서 대리 진급차였던 내가 인턴사원이 된다는 게 지금 생각해 보면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때는 이민초기라 인턴쉽 자리도 구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인턴쉽도 각양각색이었다...
이미 호주 시드니에서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해봤던 나에게 호주는 어느 정도 익숙했다. 하지만 이민은 아예 삶의 터전이 바뀌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싱글이었던 워킹 홀리데이 시절과는 다르게 결혼하고 호주에 이민 온 나는 이미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나에게 정말 중요했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호주에서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고 회사에 취업하려면 호주에서 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인 케이스도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 일반적으로 봤을 때는 거의 어렵다고 보면 된다. 왜냐하면 영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호주에 아무런 연고가 없이 이력서에 한국에서 받은 학위나 경력만으로는 인턴쉽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특..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의 겨울은 정말 춥다. 호주에 15년을 살면서 느낀 거지만 한국과 같이 추운 곳에서 살지 않다 보면 몸이 따뜻한 날씨에 적응이 돼서 한국과 같은 겨울 날씨를 견디기가 힘들게 된다. 물론 내가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영향도 있겠지만 가끔 겨울에 한국에 오면 너무 추워서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면서 추위를 느낀다. 2010년 겨울, 호주로 떠나기 전 나의 몸은 한국의 겨울에 최적화되어 있었고, 나이도 어렸지만, 그해 겨울은 심적으로 많이 추웠다. 안정적인 직장에 사직서를 내고 남들이 정장을 입고 지하철에 출근을 할 때 츄리닝을 입고 종로에 있는 파고다 학원으로 출근하는 나의 모습은 내가 봐도 초라해 보였다. 지하철에서 누구 하나 나에게 신경을 쓰지도 않는데 나는 혼자..
위의 배경은 호주 시드니에서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산책로를 찍은 사진이다. 호주의 하늘은 정말 맑다. 예쁜 구름들 하며 마스크 없이 살 수 있는 맑은 공기와 자연은 내가 아직도 호주에서 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한국을 떠나 호주에 정착을 하게 된 것도 어느덧 15년이 넘었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 시간들이 이렇게 빨리 흘러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섭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시는 그렇게 새롭게 모든 것을 다시 다른 곳에서 시작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어릴 적 주한 미군에서 군대 복무를 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AFKN (American Forces Korean Network)을 TV 나 라디오로 자주 보고 경청했었다. 사실 경청이라기보다는 아버지가 항상 집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