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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새로 입사했던 Cadreon (현 Kinesso)이라고 하는 디지털 미디어 캠페인 대행사의 직원들과 재미있게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사진이다. 다들 나랑 너무 친했고 이제는 모두 각자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가끔 연락하는 친한 동료들이다. 호주 시드니의 많은 회사들은 연말이 되면 선박이나 배를 빌려서 직원들을 초대하고 시드니 하버브리지나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서 배를 띄어놓고 술도 마시며 바비큐 파티를 많이 한다. 호주의 크리스마스의 12월은 한국과는 다르게 여름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연말도 마무리할 겸 바닷가에서 파티를 주체하는 것이다.
Reprise Media에서 1년 정도 일을 하면서 그룹사에 있는 다른 회사에 관심이 갔다. Reprise Media에서 인싸이트 보고서를 쓰는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항상 부족함이 느껴졌다. 뭔가를 주도해서 실행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마침 그룹사 중에서 온라인 캠페인을 직접 운영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다룰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그룹사의 회사가 Cadreon이었다. 디지털 미디어 대행 인력이 많이 부족했었던 시기라 Cadreon은 직원들을 계속해서 모집하고 충원하고 있었고 나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빨리 Cadreon에 지원서를 냈고 다행히도 같은 그룹사 직원이라 서류전형은 쉽게 통과했지만 디지털 미디어 관련 지식 테스트와 면접을 준비해야 했다. 당시 나는 Cadreon에 다니고 있던 직원들 중에 그룹사 빌딩에서 같이 탁구를 치며 친해졌던 친구, Paul에게 테스트와 면접연습을 부탁했다. Paul은 흔쾌히 예상 문제와 인터뷰 질문들을 준비해서 내가 테스트와 면접을 잘 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Paul의 도움 덕분에 나는 좋은 테스트 점수와 면접 평가로 Cadreon에 입사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Paul의 도움이 없었다면 내가 정말 Cadreon에 합격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이런 걸 생각하면 이민을 가서 인맥을 쌓고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특히 이민자인 나 같은 경우에 굽신거리면서까지 사람들과 친해질 필요는 없지만 모나지 않게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다.
Cadreon에서의 일을 정말 생동감이 넘치고 재미있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비슷한 나이여서 더 빨리 친해졌다. 게다가 난 이미 호주 회사생활을 1년 해봤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나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고 나의 업무 스타일도 호주 회사문화에 자연스럽게 조금씩 맞혀져 갔다. 무엇보다 내 사수는 영국인인 Ollie라는 친구였는데 정말 인내심이 많았다. 매너를 중요시하는 영국사람이라 그런지 내가 일과 관련해서 하루에 수십 개의 질문을 해도 한 번도 짜증을 내거나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다. 처음에 입사할 때는 Paul의 도움으로 그리고 입사 후에는 Ollie의 친절한 업무 숙지 및 미디어 플랫폼 트레이닝의 도움을 받는 등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운이 좋게도 인복이 있었다.
Cadreon에서의 일은 생동감이 있고 재밌었지만 일이 상당히 많았다. 호주에서는 웬만하면 야근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데 나는 가끔 아래와 사진같이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끝마치고는 했다. 정말 무슨 일이든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일을 잘하고 싶었고 나는 회사 내에서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었다.
Cadreon에서의 일을 정말 나에게 잘 맞았고 직장동료들과의 케미도 정말 잘 맞아떨어졌다. 그래서일까 당연히 나는 일을 정말 열심히 했고 주변에서 인정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사원으로 들어갔던 내가 1년 만에 대리급으로 진급하고 또 6개월이 있다가 10명 정도의 팀원들을 맡는 팀장이 되었다. 정말 일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Cadreon을 일한 첫해에는 올해의 우수사원으로 뽑혔고, 팀장자리를 맡고 난 이후에는 올해의 팀장으로 뽑혀서 어찌 보면 한국과 호주 통틀어 회사생활을 했던 시간 중에서 가장 빛나고 기억에 남는 회사생활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Cadreon은 나에게 너무 많은 좋은 기억과 경험 그리고 인맥을 쌓게 해 준 정말 고마운 곳이다. Cadreon의 나의 경험들을 이 한 에피소드에 다 담을 수 없기에 나는 앞으로 여러 차례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려고 한다.
다음 이야기..."너무 영어가 안 들리는 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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